드디어 재벌집 막내아들이 어제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드라마 보면서 승계싸움을 따라다니느라 이렇게 벅찰 줄은 몰랐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결말을 두고 애청자들 사이의 의견이 다분한데 아마 진도준이 된 윤현우의 삶에 몰입되어있다가 마직막회에서 다시 윤현우를 쫓아가려고 하니 허무하기도 하고 몰입이 어려운 부분도 있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진도준이 승계싸움에 이기기위해 불법을 저지르며 달려서 왕좌에 앉고 끝나는 결말보다 윤현우로 참회를 하고 이 승계싸움을 종료시키고 끝맺는 결말이 더 좋았습니다.
1. 다시 깨어난 윤현우
15회 마지막장면에서 진도준은 서민영에게 한 프러포즈를 지키기 위해 행복한 모습으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진도준은 바른 길로 가며 재벌 3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서민영과 결혼해 행복하게 산다면 좋았겠지만 일어날 일들은 반드시 일어나고 진도준은 트럭에 치여 죽음을 맞이합니다. 죽기 전 찰나에 자신을 친 트럭운전수를 본 도준. 그는 다름 아닌 자신. 현우였습니다. 정말 현우가 도준을 죽인 범인일까요?
16회 첫 장면은 총을 맞고 절벽아래로 떨어진 현우가 응급실로 옮겨지는 장면입니다. 1인 2역 중인 송중기이기 때문에 현우일까, 도준일까 싶었는데 현우가 총 맞기 직전 있던 장소 터키인걸 보니 현우로 눈을 뜬것입니다.
서민영이 국정원에 윤현우의 동선파악을 부탁해 사건현장을 목격하고 구조한 것이고 머리에 총을 맞고 살아날 수 있나 싶지만 어쨌든 현우는 아주 멀쩡히 살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의식불명상태에서 17년간의 진도준의 삶을 산 윤현우는 어떤 기분일까요? 자신이 사랑한 서민영은 아무런 감정 없이 본 앞에 서있고 진도준으로 죽고 윤현우로 다시 살게 된 윤현우는 무척이나 혼란스러울 것 같습니다.
서민영과 함께 입국 중인 공항에서 윤현우에게 공금횡령으로 긴급체표영장이 떨어져 동부지검에서 나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윤현우는 도망치고 집으로 간 현우는 절대 자신의 아들이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는 아버지를 훔쳐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지옥일 텐데 더군다나 가족을 그런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면 삶이 얼마나 힘이 들까요? 다시 태어난 현우가 아빠를 이해할 수 있어서 본인이 아빠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되어서 정말 다행인 것 같습니다.
윤현우는 김주련 비서실장을 찾아가 불법비자금 장부를 감추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 한 것을 알게 되고 김실장은 말합니다.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진성준 부회장 상대로 자네는 복수 못해.
복수는 억울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힘 있는 사람이 하는 거야"
윤현우는 서민영을 찾아가 힘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순양마이크로 비자금 내역과 본인이 가진 모든 자료를 서민영에게 증거로 제출합니다.
김주련비서실장은 진예련에서 다시 진성준으로 붙어서 자신의 자리를 어필하고 다시 진성준밑에서 일할 것을 약속받습니다.
윤현우의 수배령은 해제되고 현우는 오세현 대표를 찾아가 진도준만큼이나 잘 나가는 말솜씨로 오세현을 자극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경영권을 함께 내려놓게 하자고 합니다. 오세현은 도준의 엄마 이해인을 찾아가 의결권과 지분을 아들을 위해 바로 쓸 때가 되었다고 하고 윤현우와 다시 미라클로 복귀합니다.
오세연 대표는 소액주주 연대회의를 만들고 주총회의를 소집합니다.
하지만 진승준에게 뇌물을 먹은 소액주주연대의는 주총소집안을 철회하고 오세연대표는 이것은 미끼였을 뿐이라며 입질이 올 때가 되었으니 기다려보라고 합니다.
서민영검사는 죽던 시점 진승준에게 들어간 순양마이크로라는 꼬리표가 없는 돈 7천억의 행방을 알게 됩니다.
서민영은 최창제에게 진승준을 끌어내리기 위해 순양물산 불법승계 의혹 청문회를 요청합니다.
2. 청문회에서 밝혀진 진실
청문회에 출석한 진승준과 윤현우.
현우는 청문회에서 본인이 맡은 임무와 겪은 상황들을 진술하지만 진술을 뒷받침해주기 위해 다음 증인으로 참석 예정이었던 국정원 직원들은 결국 참석하지 못하게 됩니다.
현우의 증언을 뒷받침해줄 만한 증인이 전무한 가운데 다음 증인이 나오는데 진도준이 아끼던 비서 하인석이었습니다.
하인석은 완전히 망가진 모습으로 도준의 아버지 진윤기의 부축을 받으며 증인석에 앉았습니다. 하인석은 이 청문회 자리에 공범이 있다고 일어나서 현우 앞으로 걸어갑니다. 하인석은 갑자기 현우에게 진도준이라 부르며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장면이 전환되고 진도준의 사고현장 장면이 나옵니다.
다행히 현우가 뒤에서 박은 큰 트럭의 운전수, 진도준의 살인범은 아니었습니다.
윤현우는 앞에 세워진 트럭의 운전수였습니다. 김주련 비서실장이 시킨 일이었습니다. 윤현우는 살인사건에 가담하는 일인지 모르고 차를 그곳에 세우고 기다린 것이었고 신고를 하려다 못하게 됩니다. 이것이 윤현우가 양심을 버리고 오너일가를 위해 일하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신용불량자아버지와 아픈 동생을 두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날 내가 진짜 지우고 싶었던 것은
손에 남은 흉터가 아니었다.
얼굴, 그날 나를 바라보던
진도준의 얼굴이다."
윤현우는 동생에게 집 화분 안에 있는 USB파일을 자신에게 보내달라고 합니다. 다시 청문회는 계속되고 윤현우는 사고직후 자신의 통화내역을 증거로 제출하며 자신이 공범이라고 자백합니다.
진도준을 살해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바로 진영기였습니다.
3.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
결국 오너일가는 모든 경영권을 내려놓게 되고 병상에 누워있던 진영기는 사망하고 모현민은 진성준과 이혼을 결심합니다.
"결국 원하는 대로 되었네.
주식 한 장 갖고 있지 않으면서
결국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뺐었어"
오세현대표는 윤현우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하고 다음 장면은 윤현우가 벤츠를 몰며 집으로 향하는 장면입니다.
아버지와의 다정한 통화를 끝내고 현우가 독백합니다.
"이젠 안다. 빙의도 시간여행도 아니다.
그건 참회였다.
그건 진도준에 대한 참회.
윤현우에 대한 참회."
윤현우는 전광판에 나오는 서태지 30주년 뉴스를 보며 길을 멈춥니다. 그리고 서민영과 마주칩니다.
윤현우는 밝은 옷차림으로 마주한 서민영을 보며 옷이 잘 어울린다 말해줍니다. 잘 지내라는 인사를 남기고 떠난 윤현우.
그 인사에 서민영은 진도준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전화벨이 울리고 "네, 미라클인베스트먼트 윤현우입니다." 라며 밝게 전화를 받습니다.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인 만큼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로 인해 많이 시끄러울 것 같은데 저는 모든 게 제자리를 찾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결과라 나름 만족하는 편입니다.
우리가 함께 따라가며 흥분했던 17년간의 진도준의 삶이 갑자기 꿈이었다니 당황스럽고 또 팔이나 다리도 아니고 머리에 총을 맞은 윤현우가 일주일 만에 멀쩡히 살아나는 모습도 이해 안 되긴 하지만요.
우리가 이 드라마에 몰입해 본 이유 중 하나는 진도준의 17년의 삶 속에 우리가 함께 겪었던 굵직한 사건들이 함께여서 사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에 반해 마지막회 흐름은 납득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그래도 결국 윤현우가 모두의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멈추어 주었습니다.
현우가 모욕적인 일도 버텨내고 옳고 그른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문처럼 외우며 돈을 위해 그 자리에 더 이상 있지 않아도 되어서 저에게는 정말 마음 편안한 결말입니다. 다른 그룹들의 비리와 불법승계들도 해결하며 정의로운 일들을 하면서도 가족을 보살필수 있고 정의로운 여자 서민영과도 천천히 만남을 이어갈 여지도 있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현우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 좋습니다.
4.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 결말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에서는 진도준이 끝까지 윤현우로 돌아오지 않고 오너일가들을 모두 채치고 순양그룹의 회장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진도준이 윤현우가 죽은 곳으로 가서 혼자만의 장례식을 치르고 순양그룹의 회장으로 사는 결론이라고 합니다.
결론에 허무하신 분도 황당하신 분도 작가들을 원만하시는 분도 아니면 저처럼 만족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오랜만에 재미있는 드라마에 아주 즐거웠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진분들, 빈틈없이 연기해주신 연기자분들에게 저는 감사했다고 한 분 한 분 손잡고 인사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한국 드라마가 아주 자랑스럽고 다음에 또 좋은 영화와 드라마 소개로 인사드릴게요.
5. 재벌집 막내아들 시청률
재벌집 막내아들은 마지막회인 16회가 최고 시청률인 26. 9%로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 비지상파 시청률에서는 1위,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에서는 부부의 세계 다음인 2위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인기드라마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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